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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꾼칼럼

<알쓸신잡>, <한끼줍쇼> 그리고 밥 한 끼

김상진 2018-01-03 (수) 16:52 7년전 9240  

2017년 지상파 TV 예능프로그램은 관찰예능이 완전히 점령했다. MBC 연예대상은 <나 혼자 산다>의 전현무가 대상을 받았고, SBS 연예대상에서는 <미운 우리 새끼> 출연 연예인의 엄마들인 모(母)벤져스(이선미, 지인숙, 이옥진, 임여순)가 대상 수상자가 되었다. 파업으로 무산된 KBS를 제외하면 지상파 연예대상을 관찰예능이 싹쓸이 한 것이다. 관찰예능은 지상파 뿐 아니라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나영석 PD의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윤식당> 등은 여러 시리즈물로 변주 되고 가지를 쳐가며 사랑받고 있다. 오늘은 그중 한 끼 식사를 공통점으로 하는 관찰예능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려고 한다.
 

 

<알쓸신잡> 이야기 나누다
역시 나영석 PD 프로그램인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2>(이하 <알쓸신잡2>)는 시즌 1에 이어 각 분야의 입담 있는 전문가들이 출연하여 여행지에 보고 느끼고 생각한 쓸데없는 지식들을 나눈다. <알쓸신잡2>에는 유희열, 유시민, 황교익, 유현준, 장동선이 출연하였고 매회 5%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알쓸신잡2>에서 주목한 것은 이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무대였다. 각 분야 박사들은 하루 동안 각자 여행지에서 가고 싶은 곳을 돌아다닌 뒤 저녁에 한 식당에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해남 한정식집, 영월 연탄 불고기 집처럼 그 여행지에서 가장 특징적인 식당들은 하루 동안 여행한 이야기와 지식을 나누는 일종의 세트 역할을 한다. 여행지 이야기를 나누는데 더없이 좋은 장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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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친해지려면 밥을 먹으면 된다. “밥 한번 먹자”는 말은 단순히 밥 한 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회복지사들은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가깝게는 같은 기관 동료들을 만나고, 기관 안팎에서 주민, 당사자를 만나며, 네트워크나 교육으로 다른 기관 동료들을 만나기도 한다. 이때 밥 한 끼는 이야기를 나누는 자연스러운 촉매제가 된다.
 
몇 년 전 존경하는 사회복지사 선배님의 이야기를 듣고 감명을 받았다. 그분은 한 달에 한두 번 꼭 직원 두세 명에게 저녁을 산다고 했다. 식사를 하며 자연스럽게 사회복지 이야기를 한단다. 그 와중에서 본인의 사회복지 가치 철학을 나누기도 하고, 그중 뜻이 맞는 사람들과 뭔가 새로운 일을 도모하기도 하는 식이다. 그게 마음에 닿아서 한 달에 한 번 타 팀 직원 두 사람씩 정해서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 당시 팀장도 아니었지만 그저 따라 해 본 것이다. 그저 밥을 먹고 그 사람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는 것만으로도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졌다. 그렇게 몇 달을 하고 나니 마음 나누고 함께 공부도 하는 직원들이 생겼다. 
 

 

<한끼줍쇼> 사람을 만나다
<한끼줍쇼>에 출연하는 연예인 패널들은 이경규, 강호동과 각각 팀을 이루어 가정집 문을 두드린다. 저녁식사 전이면 한 끼 얻어먹을 수 있냐고 묻고 집주인이 허락하면 들어가서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아무리 연예인들이라 해도 일반인 가정집에 불쑥 들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방송 경력 20년이 훨씬 넘는 이경규, 강호동도 초인종을 누른 후에는 최대한 정중하게 밥 한 끼를 부탁한다. 일단 식사를 하게 되면 집주인 가족들과 한 상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소소하게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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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사회복지사들은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중에서도 새로운 사람 만날 일이 참 많다. 특별히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무작위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이경규, 강호동에게서 배울 수 있다. 그들에게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연예인 파트너와 함께 그 집에 들어가 한 끼를 얻어먹는 일이다. 그들에게 그 한 끼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다. <한끼줍쇼> 프로그램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방송의 중요한 콘텐츠다.
 
사회복지사가 주민을 만나는 일 역시 분명한 목적이 있는 행위다. 주민만나기를 통해 새로운 주민과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지역의 분위기나 현안을 알 수도 있으며, 주민들이 하고 싶은 일들을 알 수도 있다. 주민을 만나다 보면 그다음에 누구를 만나야 할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주민을 만나야 무슨 일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있다. 그런 중요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이경규, 강호동에게 배울 수 있다. 불평, 불만, 호통의 캐릭터 이경규도, 특유의 카리스마가 있는 강호동도 일반인 앞에서는 예의를 갖춘다. 그리고 최대한 정중하게 부탁한다. 식사를 하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도 그분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집중한다.

사회복지사 역시 마찬가지다. 이야기를 청할 때 예의를 갖추어야 한다. 찬찬히 어디서 온 누군지 말씀드려야 한다. 또한 무언가 부탁을 할 때도 정중해야 한다. 주민의 이야기에 경청하고 집중하기 위해 내가 비록 알고 있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배운다는 마음과 자세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 몇 년 동안 주민만나기를 하고 있지만 지금도 주민을 만날 때는 주민에게 무엇이든 배운다는 마음으로 만난다.
 

 

밥 한 끼의 고마움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한 끼 식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중요한 도구이며,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좋은 방법이다. 밥 한 끼는 단순히 만남, 대화에 그치지 않고 관계로 이어지는 훌륭한 매개체다. 그러니 우리는 한 끼를 통해 의미 있는 누군가를 만나야 하며, 밥 한 끼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만남에 임해야 한다. <한끼줍쇼>에서 식사를 대접받은 MC와 연예인은 꼭 설거지를 하며 고마움을 표현한다. 한 끼에 시간을 내어주고 마음을 담아준 동료, 주민에게 우리는 어떻게 고마움을 표할 수 있을까. 올 한 해 우리는 또 어떤 사람들과 밥 한 끼하고 어떻게 고마움을 표현하며 살까.

 

 

 

- <소셜워커> 2018년 1월호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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