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키우고 있냐고요? 우리 가지에는 꽃이 피었어요, 예쁜 꽃이요!"
주머니텃밭나누기를 한지 어느새 열흘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행사를 함께 진행했던 지역사회조직팀 회의에서 한 사회복지사가,
"근데 가져간 텃밭은 잘 키우고 계실까요? 우리 한번 알아볼까요?
텃밭을 구실로 해서 인사도 드리고, 만나뵈면 좋지 않을까요."
그래서 팀원들이 한 작물씩 맡아 방명록에 기재해주신 번호로
몇 분께 전화를 드려보고 기회가 되면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저도 전화를 드렸는데요. 반대편에서 기분 좋은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잘 키우고 있냐고요? 우리 가지에는 꽃이 피었어요, 예쁜 꽃이요!"
가지를 가져가셨는데 꽃이 예쁘게 피었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대뜸 구경하러 가도 되냐고 하니 얼마든지 괜찮다고 하십니다.
그 길로 카메라를 챙겨서 어르신 댁으로 갔습니다.

"와 정말 꽃이 피었네요. 안그래도 잘키우고들 계신가 너무 궁금했거든요."
"암요. 잘 키우다 마다요. 내가 농사를 20년이상 지었던 사람이에요.
이거 상추랑 고추는 내가 원래 키우던 거고요"
어찌나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는지, 그 순간 만큼은 농과대학 교수님처럼 보였습니다.
"이왕 왔으니 저기 앞집도 가봐요. 상추, 고추 뿐 아니라
땅콩이랑 쑥갓도 얼마나 잘 키우고 있는데요."
그 말씀이 떨어지자마자 그집 어머님이 찾아오셨고, 함께 가서 구경했습니다.

이렇게 키우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시냐고 여쭤보니,
"아무래도 생명을 키우는 거니까. 자연보호나 환경을 생각하게 되죠.
요즘 믿고 먹을게 없잖아요. 다들 이렇게 직접 길러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주머니텃밭을 나누기 전부터 생태적은 삶을 살고 계셨던 것입니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는 그 다음에 나왔습니다. 처음 만나뵜던 어르신의 말씀입니다.
"내가 다리가 불편해서, 주머니를 만들기는 했는데 어떻게 옮길 수가 있나.
그래서 이 엄마랑 옆집이랑 해서 다 들어다 줬다고.
상추니 고추니 심은 것도 이분들이 다 흙이랑 담아주고 심어줘서
난 그냥 물만 주고 먹기만 해. 그래서 나는 뭐 할게 있나.
아침되면 물받아가지고 내것도 주고, 다른 집 거도 주고 그래요."

그렇지요. 생태적인 삶이란게 환경 보호하고, 자기 텃밭만 키우는게 아니라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며, 정을 나누는 것, 결국 사람을 향하는 것 아니겠어요.
가양5복지관이 추구하는 생태복지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떨렸습니다.
5월 21일에 가져가신 주머니텃밭은 잘 키우고 계신가요?
혹시 같은 통로에, 아니면 다른 집에 가다가 녹색 주머니를 보게 되시지 않나요?
녹색주머니를 발견하시면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잘키우고 있는지. 우리집 주머니텃밭은 어떻게 자라고 있는 지를요.
그리고 여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자랑해주세요.
꽃이 핀 이야기. 열매가 열린 이야기. 아이가 물을 잘 주고 있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