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 복지관 초롱꽃 이야기 방에서 가족활동 자조모임에 참여하시는 어머니 여섯 분과 연간 활동을 기획했어요. 작년 말 어머니들께서 아이들의 관계 증진뿐 아니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는 의견을 내주셨죠. 한 어머니께서 자녀가 사회성이 떨어지고 따로 노는 것을 걱정하셨습니다. 학교 공부에만 몰두하는 아이들이 안타깝다는 어머니도 계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모임이 지향하는 성장은 무엇일까? 어머니들께서 배우고 나누는 경험이 있다면 성장할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합창단, 도자기 공예, 음악밴드, 요리 나눔 등 다양한 활동 거리를 제안하셨습니다. 아이들 중 요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친구가 여럿 있었습니다. 어머님들도 지역에서 수고하시는 분들에게 만든 음식을 전해드리면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해주셨습니다.
요리강사님을 모시고 세계여행을 테마로 이탈리아 음식인 크림파스타 요리를 배웠습니다. 어머님들도 아이들을 지도하기보다는 함께 파스타를 만드셨습니다. 아이들은 어머니 생신 때 오늘 배운 요리를 해드리겠다며 즐거워하였습니다.
여섯 살 한 아이는 요리를 만들지 않고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리저리 정신없이 뛰어다니던 친구라 요리가 어지간히 재미없구나 싶어 옆에 보이는 공을 건네주었습니다. 저를 베란다로 데리고 가더니 공을 차자며 넘겨주었어요. 신나게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요리 완성할 시간이 되어 “이제 식사할 건데 포크를 놓아줄 수 있어? ” 하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아이는 다람쥐 같이 포크를 놓고는 또 다시 공을 차자고 조릅니다. 식사하고 나서 차면 좋겠다고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기다려주었습니다. 참 기특해 보였어요 ^^
재료를 넉넉하게 준비하여 만든 음식을 도시락 배달, 식사 배달로 수고하시는 자원봉사자 분들에게 전해 드렸습니다. 봉사자 분들과 어머님, 아이들이 함께 식사하였습니다. 크림 파스타가 느끼해서 젓가락을 일찍 내려놓는 분도 계시네요 ^^;
이번 달부터 파출소, 경비실, 소방서 등 각자의 자리에서 수고하시는 분들을 찾아뵙고 만든 음식을 전해드리기로 하였습니다. 학교-집-학원의 굴레를 벗어나 아이들이 마을과 어울려 가면 좋겠습니다.
아, 어머니들께서 우리 모임에 이름을 달아주셨어요. 모임 이름은 「이웃사촌」 이유는 ‘또 하나의 가족이 생겨서’입니다. 맞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서로가 하나 되어 가는 공동체를 바라세요. 그 바람과 가능성을 늘 응원하겠습니다.^^
